브랜드와 공간의 가치를 디자인으로 해석하다. 어반노마드 장재혁, 장연진
 
크리에이티브 그룹 어반노마드(URBANNOMAD)는 현대인들의 생활 전반에 걸친 문화 컨텐츠를 기획하고, 보다 나은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딩/디자인 전문 집단이다. 브랜딩 디렉터인 장재혁 대표와 헤드 디자이너인 장연진 실장을 필두로 다양한 기업과의 컬라보레이션을 통해 클라이언트와 소비자들, 현대 도시의 유목민(Urban Nomad)들에게 좋은 영감과 가치를 전하고자 한다. 어반노마드는 각기 다른 전문 분야를 배경으로 한 디자이너들의 다채로운 시선으로 로고 디자인에서부터 공간 디자인까지 토털 브랜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르 챔버 LE CHAMBER)
 
(르 챔버 LE CHAMBER)
 
Q. 어반노마드(URBANNOMAD)라는 스튜디오의 이름에 대해 궁금하다.

장재혁. 어반노마드는 도심(Urban) 속 유목민(Nomad)이라는 뜻이다. 많은 현대인들이 정보가 넘쳐나고 환경이 급변하는 대도시에서의 삶을 살아가며, 그 안에서도 각각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 어반노마드는 정체되지 않고 자유로우며, 도전하는 삶을 추구하는 그들(클라이언트)과 우리(크리에이터)들 모두에게 ‘노마드 족’ 정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지은 이름이다.
 
어반노마드는 현대인들과 함께 공감하고 나누고 싶은 의식주 전반의 문화컨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상업공간, 브랜드 이미지 및 아이덴티티 등 소비자들의 니즈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 시장에서 클라이언트에게 필요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브랜딩, 공간 디자인 등의 업무 전반을 다루고 있다.
 
Q. 두 분은 남매인 것으로 알고있다.

장연진. 맞다. 어렸을 때의 장재혁 대표님은 말을 아주 잘 듣는 착하고 귀여운 남동생이었다. (웃음) 부모님께서 맞벌이를 하셔서 누나로서 동생을 챙겼고, 동생도 나에게 의지를 많이 하고 잘 따랐다. 물론 그것은 동생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의 이야기고, 여느 남매가 그렇듯 동생이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서로 많이 싸우기도 했고, 우리도 사춘기 이후엔 데면데면해진 적도 있다.
 
장재혁. 말 잘 듣는 착한 동생이었다는 말은 사실이다. (웃음) 학창시절 먼저 유학 중이던 누나를 뒤따르게 되며 지구 반대편에서 외지생활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고 존경스럽기도 했다. 둘 다 디자인 분야를 전공하다 보니, 함께 일을 하기 전부터 서로의 업무적인 역량이나 장단점을 먼저 파악했던 것 같다.
 
(이상한 나라의 미쓰윤 MISS YOON IN WONDERLAND)
 
(이상한 나라의 미쓰윤 MISS YOON IN WONDERLAND)
 
Q. 어떻게 함께 일하게 됐나?
 
장연진. 동생과 함께 해외에서 유학하며 다시 가까워졌고 장재혁 대표가 언급한 대로 그 시기에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된 것 같다. 동생이 언어도 빨리 익히고 타국의 친구들과 금방 친해지는 모습이라든지, 준비가 필요한 과제에 있어서 열정적이고 감각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유학을 마치고 둘 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일을 하게 됐는데, 어반노마드에서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은 동생이 먼저 했다.

장재혁. 학업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좀 더 실무적인 분야에서 일했다. 그러다가 주변과 가족의 걱정을 뒤로한 채 다른 파트너들과 외식업 브랜드의 스타트업을 했다.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독립하게 되어, 나는 조금 더 브랜드 기획이라던가 클라이언트들과 소비자들에게 우리의 디자인적 언어를 전달 / 소통하는 데 집중하고자 했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장연진 실장에게서 찾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부자피자 PIZZERIA D'BUZZA 브랜딩)
 
(블루오페라 브랜딩)
 
Q. 선뜻 제안하기가(제안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장재혁. 당시 잘 다니고 있던 대기업에서 동생의 러브콜을 받은 것이 누나에게는 부담이 많이 됐을 수도 있다. 우리가 실질적으로 같이 일을 하기 이전, 같은 전공을 하며 서로의 디자인에 대한 부분은 이미 많이 봐왔다. 나도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기획에 있어 ‘피터 팬’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클라이언트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끌어내는 쪽에 주목하는 스타일인가 하면, 장연진 실장 같은 경우에는 이끌어진 대답에 틀을 갖추고 체계적으로 표현해내는 부분이 나보다 낫다. 함께 했던 오랜 유학 생활로 우리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어떤 공통점이 있고 서로 어떤 부분에서 충돌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뜻 제안하게 된 것도 있다.
 
장연진. 사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할 당시에는 창의력을 펼쳐내기보다 보수적이면서도 사업성, 수익을 위한 상품개발에 치중하는 업무가 많은 편이었고, 그런 점이 나에게는 힘들기도 했다. 그런데 상공간과 외식브랜드 프로젝트 등 내가 하고자 하는 디자인을 많이 해오며 경험이 있던 동생이 부러웠고, 즐기며 일한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때문에 처음에 동생이 제안을 했을 때 반가웠다. 또한, 동생이 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부자피자’ 브랜드를 실질적이고 체계적으로 준비해나가는 과정과 부자피자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이슈화되는 것을 보고 (동생의) 브랜딩에 대한 열정, 디자인에 대한 기획력을 확인했기 때문에 제안을 받았을 때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Q. 어반노마드의 브랜딩 철학에 대해 들려달라.
 
장재혁. 브랜딩이란 소비자들의 머릿속 인식들이 공통적인 개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브랜드의 가치와 의미를 담아내는 일이라 생각한다. 브랜드라는 것은 우리 눈앞의 모든 것들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물건, 공간뿐만 아니라 어떠한 행위, 행동까지도 브랜드가 되어 상품화되기도 한다. 브랜딩은 컨셉에서부터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는 전반적인 부분들이 통일감 있게 구축되어야 사용자들의 명확한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브랜딩, 제품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등 모든 디자인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장연진. 효과적인 브랜딩은 단순하지만 명확한 스토리텔링이 담긴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를 찾아주시는 클라이언트들의 경우,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은 명확하지만 어떻게 그것을 표현해낼지에 대해 어려워하신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의 전문성을 토대로 고객의 니즈나 목적성에 맞게 가치를 입혀내는 것.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퍼니처 웨어 FURNITURE WARE)
 
(퍼니처 웨어 FURNITURE WARE)
 
Q. 둘에게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주는 것은?
 
장재혁. 한번은 가구디자인 의뢰를 받았을 때, 남들처럼 가구의 형태에 대해 고민하다가 거리에서 재활용되기를 기다리는 가구와 헝겊을 보고, ‘가구도 사람처럼 옷을 입고 계절마다 스타일을 바꾸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한 적 있다. 그것이 ‘퍼니처 웨어’에 대한 첫 구상이었다. 이렇게 나는 길거리를 거닐며,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일상에서 디자인적 영감을 얻고 있다.
 
장연진. 프로젝트마다 컨셉을 도출해내는 과정이 다 다르지만, 요즘은 클라이언트로부터 가장 많은 영감을 받는다. 클라이언트야말로 일에 대한 관심이 가장 많고, 그렇기 때문에 리서치와 스터디를 한 후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곤 한다. 사실 디자인의 목적과 클라이언트의 니즈가 충족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소스를 얻으면 프로젝트에 녹여내는 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한편, 클라이언트들이 깊이 개입하고자 하면서 전보다 힘들어진 부분도 없지 않다. 비(非)디자이너들은 공간 디자인이란 컨셉을 시각화하는 재미있고 창의적인 일이라고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부분은 극히 단편적인 모습이다. 공간디자인은 기획부터 완성되기까지의 기간이 긴 편이며, 디자이너는 오랜 시간동안 많은 노력을 들인다. 그런데 일부 클라이언트들은 저돌적으로 무리한, 혹은 비합리적인 요청을 반영해주기를 원할 때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시간적, 금전적으로 소모적인 작업과정이 되기도 한다. 결국 그들의 요청을 반영해서 시행착오를 겪은 뒤에야 원래 제안했던 설계로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 디자이너는 고객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소모적인 반복을 하지 않도록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의 제안을 믿어달라.
 
(화이트 바 WHITE BAR)
 
(플롯 PLOT)
 
Q.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장연진. 요즘은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친 문화와 디자인이 풍요롭다 못해 과다하지 않나 생각한다. 나 또한 전에는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추구했지만, 현재는 밸런스를 이루는 디자인이 좋다. 배경과 사이트, 사용자와 균형을 이루고 서로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디자인이 지금의 어반노마드에 잘 맞는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장재혁. 여러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테지만, 나는 항상 디자인의 완성이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모든 디자인은 결국 사람을 위해서 존재한다. 사람과 디자인을 연결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며, 우리의 디자인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알아줄수록 좋은 디자인이라고 본다. 이 부분은 나도 그렇고 실장님도 그렇고. 어반노마드의 초창기부터 공감하던 부분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지?
 
장연진. 초기에는 장 대표가 성공적으로 런칭시킨 외식 브랜드로 어반노마드가 알려지다 보니 유사한 컨셉을 의뢰하는 프로젝트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어반노마드의 업력이 어느 정도 쌓여 다양한 F&B 디자인과 브랜딩 기획의 노하우가 생겼다. 작년부터는 더욱 다양한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주거공간과 사무공간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반노마드를 널리 알릴 예정이다.

장재혁. 최근에는 기업들의 신규 사업 기획과 ‘브랜드 인큐베이팅’을 진행 중이다. 또한 도시에서 별도의 공간을 가지기 쉽지 않은 현대인들에게 창고를 빌려주는 도심형 셀프 스토리지 브랜드와 스페이스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흐름에 발맞춰 자동판매기 형태로 퀄리티 있는 식음료를 제공하는 무인 카페와 무인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기획이나, 스마트 팜(Farm)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의 ‘가정용 채소 재배’를 위한 가전제품 브랜드, 제품 디자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고객과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노마드 족’ 정신을 담은 브랜드와 공간 디자인을 보여드리려 한다.
 
장연진. 우리가 너무 유명해지기 전에 프로젝트 의뢰를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 (웃음) 어반노마드만의 브랜딩, 토탈 디자인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고객들이 최고의 브랜드를 경험하고, 성공적인 시작을 우리와 함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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